밀수업자가 단 하나의 허점을 통해 수출이 금지된 한국산 RAM이 중국 AI 연구소에 전달되는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첨단 메모리 칩은 엄격한 수출 통제에 묶여 있는데도, 국제 무역 규정의 규제 사각지대를 악용해 중국의 인공지능(AI) 연구소로 직접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 보고서가 전했다.
한 메모리 밀수업자가 수출 통제 대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중국 본토에 도달하는 경로를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미국과 한국의 무역 규제에 따라 최첨단 HBM 제품을 단독으로 중국에 수출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칩 설계 벤처를 운영하는 이 밀수업자는 금수 조치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The Information이 보도했다. Tom's Hardware가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수출 통제는 서버 프로세서 자체의 순수 연산 성능만 측정할 뿐, 기판에 부착된 다른 부품은 평가하지 않는다. 이 업체는 법적 제한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저성능의 저가 프로세서를 설계한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가 HBM을 모듈에 직접 장착한다. 중앙 프로세서가 수출 기준상 무해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완성된 기판은 의심을 사지 않고 세관 검사를 통과한다.
**고가 금지 메모리가 중국으로 반입되는 방식**
하드웨어를 중국 본토로 들여오는 과정은 정교하게 이루어진다. 먼저 최상급 메모리를 얹은 저사양 기판이 홍콩에 도착한다. 이후 일일 통근자들이 개인 수하물에 이 하드웨어를 넣어 국경을 넘어 선전으로 들여온다. 선전에서는 하드웨어가 현지 작업장으로 옮겨지고, 기술자들이 납땜을 녹이기 위해 회로 기판을 가열한 뒤 값비싼 HBM을 조심스럽게 떼어내고, 저가 프로세서와 호스트 기판은 버린다. 메모리를 기판에서 떼어내는 작업은 고장률이 높지만, 정상 작동하는 HBM의 시장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이 위험한 작업도 수익이 난다.
**AI 경쟁이 가속되며 가격이 치솟다**
중국이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훈련하려고 힘을 쏟으면서 첨단 메모리의 암시장도 빠르게 커졌다. 밀수업자와 하드웨어가 부족한 국내 기술 기업 사이의 거래를 중개하는 선전 기반 브로커는 암시장 가격이 역대 최고치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이 브로커는 The Information에 "1년 전만 해도 HBM3E 한 개가 중국에서 수백 달러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약 4,000달러다"라고 말했다. 현대 AI 가속기는 고급 메모리 6개에서 8개를 필요로 한다. 현재 암시장 시세로 보면, 브로커들은 AI 그래픽 처리 장치(GPU) 한 대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 묶음으로 24,000달러에서 32,000달러를 벌어들이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