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September 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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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규제당국과 계통운영자(ISO)들이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이 제출한 과장된 전력 소비 주장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고 있다.

더 엄격한 검증 기준은 발전 일정 지연, 투명한 부하 예측 요구, 확고한 전력사 계약 없이 이루어지는 투기적 토지 매집에 대한 제재를 초래할 것이다.
업계 전문지Slicast · September 6, 2026 · 미국 · 출처: 조선일보
중요도 84

공지능(AI) 시대의 도래로 전 세계 주요국의 전력 당국은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제출한 신청이 실제 전력 공급 수요인지 여부를 구분하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며, 소수의 시설만으로도 도시 전체와 맞먹는 규모의 전력을 소비할 수 있다. 문제는 기업의 계획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있다. AI 붐으로 인해 전력망 용량이 고갈되면서 기업들은 실제 투자 확정 전에 먼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이로 인해 단일 운영자가 여러 후보지에 동시에 신청하거나, 다수 운영자가 동일한 부지를 신청하는 등 인위적으로 부풀려진 ‘가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일부 센터는 완공 후에도 초기 요청 전력량의 전부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상황은 글로벌 전력 당국을 난처한 입지로 몰아넣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신청을 무조건 수용하여 수조 원 규모의 전력 인프라를 구축했다가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 시설이 심각하게 저조하게 활용될 위험이 있다. 반면, 신청 심사를 지나치게 엄격하게 진행하면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서 국가들이 뒤처질 수 있다.

한국 정부도 동일한 딜레마에 처해 있다. 8월 20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수요 재추정 과정에서 정부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 중 20.8GW 대비 10.8GW의 1단계분만 반영하고 나머지 10GW는 다음 주기로 미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40년 데이터센터의 순 최대 전력 수요는 4GW에서 11.9GW로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짜 수요가 많을 수 있으므로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이러한 수치들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전 세계 각국은 투기성 전력 수요를 걸러내기 위해 상이한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에너지 규제 기관인 Ofgem이 데이터센터가 전력망 접속 권한을 확보할 때 환불 가능한 보증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보증금은 가동 시작 시 반환되지만 프로젝트가 중간에 중단될 경우 몰수된다. 이는 2024년 11월 41GW였던 전력망 접속 신청 건수가 지난해 6월 125GW로 늘어났으며, 7개월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상황에 따른 조치다. 텍사스주에서는 작년 제정된 법률에 따라 대규모 전력 사용자가 동일 프로젝트에 대해 다른 지역에 유사한 신청을 했는지 여부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지원자는 토지 소유권이나 임대 계약서 등 부지 사용권을 입증해야 하며, 다수 부지 선점을 억제하기 위해 최소 10만 달러의 초기 심사료를 납부해야 한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등급별로 평가하는 엄격한 ‘전력망 영향 검토(Grid Impact Review)’를 시행한다. 완전히 확정된 프로젝트는 향후 수요에 100% 반영되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는 50%, 낮은 프로젝트는 0%로 산정된다. 한편 호주에서는 접속 신청이 44GW로 급증하자 당국이 각 프로젝트의 전력망 용량과 부지 허가 사항을 감사한 결과 최종 7.9GW만 남겼다. 예를 들어 세 개발자가 동일 부지에 각각 200MW씩 총 600MW를 신청했을 때, 규제 당국은 전체 600MW를 합산하지 않고 실현 가능한 부분만 계산했다.

한국 역시 투기성 데이터센터 수요를 걸러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정부는 반도체 투자 계획은 정책적 의도가 높다고 판단하여 대부분 반영했으나, 데이터센터 전망치는 투자 불확실성이 커 단계별로 나누어 반영했다. 제12차 계획 수요 추계 위원회 소속인 중앙대학교 최용옥 교수는 “입지가 확정된 프로젝트는 1단계에 반영했고, 입지 정보가 없는 프로젝트는 2단계로 미뤘다”고 설명했다. 7월 정부는 충청(2GW), 호남(1GW), 강원(2.4GW), 영남(2GW) 등 여러 지역에 걸쳐 총 7.4GW의 데이터센터 설비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역을 지정한다고 해서 즉시 건설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할당량을 확실한 전력 수요로 보기 어렵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조상민 교수는 “1단계라도 실제 투자로 이어질 것인지 검증이 필요하다”며 “해외 사례처럼 부지 매입 및 전력망 접속 절차 등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따라 타당성을 재평가할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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