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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Economy의 칼럼 'Energy Odyssey' 시리즈는 Meta가 RE100에서 탈퇴한 이유를 묻고,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역설을 짚어본다.

만약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100% 재생에너지 약속을 완화한다면, 이는 AI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해 신뢰할 수 있는 전력 조달이 청정에너지 목표보다 우선시되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업계 전문지Slicast · 2026년 10월 23일 23:00 UTC · 미국 · 출처: 아시아경제
중요도 30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차질과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추진으로 에너지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한국은 1차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면서도 에너지 안보, 탄소중립,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현장을 누비는 에너지 담당 기자들이 현안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한다.

*국가 AI 컴퓨팅센터 조감도.*

전라남도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 일원 20,899,330제곱미터(약 632만 평)에 조성 중인 미래형 에너지 도시 솔라시도에는 지난 8월 착공식이 열린 국가 AI 컴퓨팅센터가 들어선다. 2028년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5천 장을 설치해 초대규모 AI 모델의 학습과 연구를 지원하는 국가 AI 컴퓨팅 허브를 구축하는 것이 계획이다. 사실상 정부가 운영하는 AI 데이터센터인 셈이다.

국가 AI 컴퓨팅센터가 솔라시도에 들어서는 이유 중 하나는 인근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다. 솔라시도에는 약 158만 제곱미터(약 48만 평) 부지에 98메가와트(MW)의 태양광 발전 설비와 306메가와트시(MWh)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단지가 있다. 해남군은 이러한 강점을 살려 솔라시도를 RE100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RE100은 이재명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용어다. RE100은 영국의 비영리단체 기후그룹(Climate Group)이 주도하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참여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고 약속하는 운동이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2026년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기업 36곳이 RE100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해남 태양광 발전소 전경.*

글로벌 캠페인과는 별도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6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K-RE100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부터 경영평가 대상인 공공기관 88곳의 K-RE100 이행 실적을 평가해 평가지표에 반영할 계획이다.

RE100에 참여하는 기관과 기업은 자가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구매계약(PPA),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그린 요금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행 실적을 인증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재생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지역 중 하나인 해남 솔라시도에 건설 중인 국가 AI 컴퓨팅센터는 RE100을 통해 전력 수요의 얼마만큼을 충당할 수 있을까?

**해남 국가 AI 데이터센터는 RE100을 달성할 수 있을까?**

국가 AI 컴퓨팅센터는 1단계로 40MW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는 시간당 40MW의 전력을 소비한다는 뜻이며, 24시간 가동하려면 960MWh가 필요하다.

국가 AI 컴퓨팅센터는 솔라시도 단지 안에 위치하므로 직접 PPA를 통해 RE100을 이행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전력망을 거치지 않고 발전사업자와 직접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센터는 직접 PPA보다는 결국 한전 전력망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센터 건설과 운영을 위해 설립된 합작법인인 한국AI컴퓨팅센터(KOACC)의 오태원 대표는 "먼저 한전 전력망에 연결해 그 망을 통해 전기를 공급받을 계획"이라며 "사업 초기 단계라 센터가 재생에너지 전기를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센터의 완공 예정 시점인 2028년까지는 2년이 남아 있다.

국가 AI 컴퓨팅센터 측은 한전 전력망을 통해 전기를 공급받는다고 해서 재생에너지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전기가 재생에너지 발전원에서 직접 오지는 않겠지만, 지역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재생에너지가 한전 전력망을 통해 간접적으로 공급된다고 보면 된다"며 "앞으로는 분산에너지를 활용하거나 재생에너지 전기를 직접 받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 네이버클라우드, 삼성물산, 카카오, 삼성전자, 클러시, KT,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선암해안엔터시티 개발 등이 국가 AI 컴퓨팅센터 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6월 말 정부의 메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삼성SDS가 17조 원을 투자해 솔라시도에 21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계획의 5배가 넘는 규모다.

AI 데이터센터의 규모가 커질수록 필요한 전력도 늘어난다. 해남 솔라시도는 2028년까지 염해 피해를 입은 간척지 등 미활용 부지 479만 제곱미터를 활용해 단일 부지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인 400MW 태양광 발전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10MW는 영농형 태양광으로 개발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남광주 해남군의 재생에너지 단지에서 열린 태양광 발전 설비 착공식에 참석해 단일 부지 기준 국내 최대인 400MW 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의 공사 시작을 알리고 있다. 2026년 8월 7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일이 당장 가능해지지 않는다. 출력 변동을 보완할 수 있는 ESS 같은 인프라도 함께 구축해야 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비용을 늘린다.

재생에너지가 비싸다면 기업이 이를 쓸 이유도 줄어든다. 또 다른 핵심 질문은 재생에너지만으로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지 여부다.

**메타가 RE100을 떠났을 때 무슨 일이 벌어졌나**

전 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확산되면서 전력 확보가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RE100 캠페인에 참여해 온 빅테크 기업들도 AI 시대에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만큼의 전력을 공급할 수 없다고 보고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다. 메타는 7월 더 이상 RE100 회원이 아니라고 인정했다. 메타는 페이스북이던 2016년 RE100에 가입했으며, 2021년에 RE100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이 RE100을 달성하기 위해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반드시 직접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REC 구매, PPA 체결, 그린 요금제 사용 같은 간접적인 방식으로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입증할 수 있다.

실제로 기업은 전기가 어느 발전소에서 생산됐는지 특정할 수 없는 전력망에서 전기를 공급받는다. 다만 REC 구매나 PPA를 통해 연간 전력 사용량과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맞추면 RE100을 달성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예를 들어 연간 1기가와트시(GWh)의 전기를 쓰는 기업이 1GWh에 해당하는 REC를 구매하거나 풍력발전 단지와 계약을 맺으면 RE100을 달성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메타는 이러한 'RE100 매칭' 방식으로도 연간 재생에너지 100% 사용 요건을 충족할 수 없게 되자 RE100에서 탈퇴했다. 메타는 AI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이고 신속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가스발전소 투자를 늘렸고, 이에 따라 RE100 달성은 더욱 어려워졌다.

메타는 루이지애나주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하이퍼리온'을 짓고 있다. 이 시설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총 7.5기가와트(GW) 규모의 천연가스 발전소 10기에 투자하고 있다. 메타는 또 오하이오주에 건설 중인 200MW 규모 가스발전소로부터도 전력을 받을 계획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전력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메타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도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가스발전소에 투자하고, 대형 원자력발전소와 소형모듈원전(SMR)의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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