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터빈 및 배터리 공급업체들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확보 속도가 전력망 연결 속도를 앞지르면서 수혜를 입고 있다.
후방계량기(BTM, behind-the-meter) 방식의 전력 조달이 탄력을 받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데이터센터가 이용 가능한 계통 전력이 부족한 데다 계통연계 대기열까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서치 기업 Omdia는 데이터센터가 2030년까지 35GW의 BTM 전력을 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부분의 개발사는 전력회사나 독립발전사(IPP)로부터 전기를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수십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 기다릴 여유가 없다.
Omdia의 애널리스트 Shen Wang은 "AI에 대한 수요가 있는 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어떤 방식으로든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개발·운영사 Aligned Data Centers는 이러한 건설 규모를 잘 보여준다. 이 회사는 현재 약 100개 시설을 건설 중이며, 가동 중인 운영 사이트도 약 50곳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CEO Phill Lawson-Shanks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 데이터센터 확장은 엄청난 성장세에 있다"고 말했다.
분석 기관 Industrial Info Resources는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규모가 3조 달러를 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으며, 그중 약 3분의 2가 북미에 있다. 이들 프로젝트가 모두 제안된 완공 일정에 맞춰 상당한 계통 용량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많은 개발사가 AI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BESS)와 현장 발전소를 결합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 BESS 붐
배터리 에너지 저장장치에 대한 투자가 호황을 맞고 있다. Omdia는 BESS 투자액이 2026년 거의 100억 달러였던 것에 비해, 2030년에는 연간 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BESS는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풍력이나 태양광 에너지에 의존하는 데이터센터는 BESS를 이용해 전력을 저장하고 발전량의 간헐성을 보완한다. BESS를 태양광과 결합하면 데이터센터는 낮에는 태양광으로, 밤에는 배터리로 가동할 수 있다.
또 다른 곳에서는 BESS를 비상 발전기 대체용으로 설치하거나, 계통 불안정이나 AI 애플리케이션으로 인한 대규모 부하 변동에 대비한 완충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Oracle은 전력 수요의 급격한 변화를 관리하기 위해 BESS를 AI 인프라에 도입하고 있다.
Oracle Cloud Infrastructure의 AI 인프라 부사장 Ram Nagappan은 "기존 계통과 발전소는 AI 데이터센터에서 초당 여러 차례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전력 변동을 감당하지 못한다"며 "BESS는 이러한 전력 변동을 완화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는 AI 데이터센터에 새롭게 요구되는 필수 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는 천연가스 발전과 결합되기도 한다. Frontier Infrastructure는 미국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위해 Baker Hughes의 NovaLT 가스터빈 16기를 구매하고 있으며, 급격한 수요 변화를 관리하기 위해 BESS와 동기조상기(synchronous condenser)를 함께 계획하고 있다.
## 터빈 수요
AI 기반 전력 수요는 이미 빠듯한 가스터빈 공급망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대형 프레임 터빈의 납기 일정은 몇 년 앞까지 예약이 차 있어, 개발사들은 설치를 앞당기기 위해 소형 터빈과 이동식 발전 패키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
텍사스주 애빌린에 있는 Oracle/OpenAI 스타게이트 사이트가 이러한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이 사이트의 전력 전략에는 GE Vernova LM2500XPRESS 이동식 터빈, Solar Turbines Titan 350 장비, Dynamis Power Solutions DT35 패키지가 포함된다. 이 사이트는 궁극적으로 8개 건물에 걸쳐 400만 평방피트 규모로 확장되고 최대 1.2GW의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다.
Dynamis의 35MW급 DT35 패키지는 2대의 트레일러 구성에 LM2500+G4 가스터빈을 탑재한다.
Dynamis는 주로 데이터센터 사이트를 위해 Baker Hughes와 여러 대형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 첫 번째 계약은 Dynamis가 계획한 70MW급 DT70 패키지용 LM9000 터빈 10기와 LM2500, LM6000, LM9000 추가 장비 15기를 포함하며, 약 1.3GW 규모의 이동식 발전 용량을 제공한다. 이후 계약에서는 Dynamis의 DT17 플랫폼을 위해 기어박스 및 Brush 발전기와 결합된 NovaLT16 터빈 76기가 추가되었다.
Dynamis Power Solutions의 CEO Matt Crawford는 "시장은 물 사용에 따른 복잡성과 비용 없이 낮은 배출량을 실현하는 유틸리티급 전력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의 Dynamis DT17 플랫폼이 바로 이를 위해 설계되었다"고 말했다.
## 동기조상기
가스터빈 발전소에는 종종 동기조상기 기능이 함께 갖춰지는데, 이를 통해 발전 모드와 계통 안정화 서비스 제공 모드를 전환할 수 있다. 기존 발전소는 가스터빈과 발전기 사이에 클러치를 설치하면 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델라웨어주 뉴캐슬의 SSS Clutch 등이 만든 제품이 그 예다. 새로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도 이를 따라, 시설과 함께 짓는 천연가스 터빈 발전소에 계통 안정화용 클러치를 사양에 포함시키고 있다.
SSS Clutch Company의 CEO Morgan Hendry는 "발전기와 함께 동기 자가전환(SSS) 클러치를 추가하도록 사양을 정하면, 데이터센터는 계통에 안정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투자 한 번으로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기조상기와 BESS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성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Hendry는 이 기술이 일부 유럽 데이터센터 전력 시스템에서도 무정전전원장치(UPS) 장비와 함께 도입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Piller Energy Systems의 UniBlock 기술은 전기적 교란 중에도 전력 품질 조정과 전력 연속성을 제공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의 한 예다.
Hendry는 "전력망이 끊겼을 때 비상 발전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발전기는 계통의 교란을 걸러내고 정전이나 전력 품질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능을 UPS 배터리만으로 반복해서 수행하면 배터리 수명이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 가스 엔진 확산
가스 엔진은 수년간 데이터센터의 디젤 비상 발전기를 꾸준히 대체해 왔으며, 이 추세는 둔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 가스터빈이 공급 부족을 겪으면서, 일부 데이터센터는 한걸음 더 나아가 가스 엔진을 주 전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Caterpillar는 웨스트버지니아주의 American Intelligence & Power의 Monarch Compute Campus에 대해 2GW 규모의 장비 주문을 받았으며, 이 프로젝트는 6GW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각각 1.5MW 정격의 Caterpillar G3516 Fast Response 천연가스 발전 세트 100대 이상을 병렬로 운전하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BESS는 급격한 부하 변동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가스 엔진은 배출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선택적 촉매 환원(SCR) 기술을 사용한다.
Wärtsilä도 오하이오주의 약 300MW 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10MW급 50SG 천연가스 엔진 수십 대를 공급하고 있다.
Wärtsilä Energy의 아메리카 부문 부사장 Risto Paldanius는 "계통 연결 지연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개발사들이 전력 확보까지 걸리는 시간 문제에 직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신속한 전력 확보와 높은 신뢰성, 연료 효율, 뛰어난 열 내성을 결합한 천연가스 엔진은 데이터센터에 이상적인 전력 공급원"이라고 말했다.
## 전력 확보 시간
당분간 데이터센터 개발사들은 시설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가장 빠르게 이용 가능한 경로를 우선시하고 있다. BTM 가스터빈, 왕복동 엔진, 배터리는 각각 다른 장점을 제공하지만, 모두 긴 전력회사 계통연계 일정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부 현장 발전소는 계통 인프라가 따라잡으면서 결국 지역 전력회사에 이관되거나 IPP에 매각될 수 있다.
Applied Digital의 최고운영책임자 Laura Laltrello는 "전력 확보 시간이 승패를 가른다"며 "AI 경쟁에서는 신속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사업자가 유리하다. 연산 수요는 둔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